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동물실험 없이 화학물질의 장기별 발암 위험을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돼 신약 개발과 독성평가 분야의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인공지능 기반 독성 예측 전문기업 마틸로에이아이는 화학물질의 장기별 발암 가능성을 보다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다중작업학습(Multi-task Learning) 기반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신기술적용식품(푸드테크) 안전기술지원사업과 화장품 글로벌 규제 대응 안전성 평가기술 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 성과는 생명정보학 분야 SCIE 국제학술지인 Briefings in Bioinformatics 6월 4일자에 게재됐다.
기존에는 신약 후보물질이나 신규 화학물질의 발암성을 평가하기 위해 세포실험과 장기간의 동물실험이 필수적으로 활용돼 왔다. 그러나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데다 방대한 화학물질을 모두 검증하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또한 화학물질은 체내에서 장기별로 흡수와 대사, 해독 과정이 다르게 나타나 특정 장기에만 발암성을 보일 수 있지만, 기존 컴퓨터 기반 예측 모델은 이러한 장기별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거나 장기를 개별적으로 분석하는 방식이어서 예측 정확도에 한계가 있었다.
마틸로에이아이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간, 폐, 위, 유방 등 4개 주요 장기의 발암 위험을 하나의 모델에서 동시에 분석할 수 있는 AI 예측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모델은 화학물질의 분자 구조를 그래프 형태로 인식해 원자 간 연결 관계를 학습하는 그래프 기반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여러 장기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발암 특성과 장기별 고유 특성을 함께 학습함으로써 보다 정교한 예측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연구팀은 먼저 3개 장기의 데이터를 활용해 발암 패턴을 사전 학습한 뒤 이를 기반으로 전체 4개 장기에 대한 학습을 수행하는 방식을 적용했다. 이 같은 다단계 학습 전략을 통해 모델의 안정성과 예측 성능을 높였으며, 암 발생과 관련된 핵심 분자 구조를 스스로 찾아내는 등 기존 단일 장기 예측 모델보다 우수한 성능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번 기술이 신약 개발 초기 단계에서 발암 가능성이 높은 후보물질을 사전에 선별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화학물질의 안전성 평가와 규제기관의 독성평가 과정에서도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고 동물실험 의존도를 낮추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유선용 마틸로에이아이 대표는 “이번 연구는 화학물질의 장기별 발암 위험을 보다 빠르고 체계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향후 투여 경로와 용량, 종 특이성 등 다양한 데이터가 축적되면 맞춤형 의학은 물론 정밀 독성평가와 환경 안전관리 분야까지 활용 범위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